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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 제국의 기괴한 풍습과 문화, 유적들 - 2부기묘한 이야기 2019. 8. 29. 17:29
◆ 인간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다닌 아즈텍 사제들
아즈텍 신 중에 시페 토텍이라는 신이 존재한다. 이 신이 관장하는 영역은 굉장히 넓다. 생과 사, 부활, 농업 등 주로 풍작에 연관된 신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페 토텍의 특징은 사람의 살가죽을 뒤집어 쓰고 다닌다는 점이었다.
시페 토텍의 붉은 속피부는 전 해의 작물이고, 뒤집어쓴 노란 가죽은 새 해의 가죽을 상징한다.
따라서 시페 토텍의 사제들도 신을 본받아 제물의 살가죽을 벗긴 다음 옷처럼 입고 다녔다.
문제는 이런 끔찍한 행위가 매년 되풀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즈텍 말로 틀라카시페우알리츠틀리라 불리는 시페 토텍 풍양제는 춘분 직전, 다시 말해 3월 경에 시작되는 대대적인 행사였다. 이 시기에 사제들은 희생자의 심장을 도려내서 제물로 바친 다음, 날카로운 흑요석 칼로 마치 무두질을 하듯이 가죽을 벗겨내어 옷으로 만들어 입은 다음 춤을 추며 풍작을 기원하였다.
이것이 아즈텍 제국에서 새 해의 풍작을 기원하는 흔한 축제의 모습이었다.
시페 토텍의 사제만이 인간 살가죽을 벗겨 입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매년 5월 중순 열리는 사랑과 미의 여신인 소치케찰을 기리는 축제에서도, 사제들은 희생자로 선택된 어린 소녀의 살가죽을 벗긴 다음 그것을 입고 베를 짜는 흉내를 내었다고 한다. 불쌍한 이 소녀가 죽은 이유는 그녀가 제의에서 소치케찰 여신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아즈텍 전통에 의하면 인간이 신과 결혼하기 위해선 먼저 가죽이 벗겨져야 한다.
◆ 어린아이의 피를 반죽해서 만든 죽음의 신상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내용이지만 분명히 기록에 남아 있다.
신뢰할만한 연대기 기록자인 안드레스 데 타피아는 테노치티틀란 대신전(우에이 테오칼리) 정상에 아즈텍의 태양신 우이칠로포치틀리의 거대 신상이 서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때 그가 우이칠로포치틀리 상에 대해 서술하며 덧붙이기를, '신상은 씨앗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뒤, 어린아이의 피를 섞어 반죽한 것으로 만들어졌다' 고 하였다.
또 죽음의 신인 믹틀란테쿠틀리 조각상에 희생자의 피를 뿌리는 끔찍한 제의가 실존하였다는 기록이 스페인 수도사들을 통해 전해 내려온다.
여기서 말하는 '씨앗'이란 아즈텍인들이 신성시한 아마란스(비름속, 나우아틀어로는 우아우틀리)을 뜻한다. 디에고 두란에 의하면 아즈텍인들은 아마란스 씨앗으로 음료와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특히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작물로서 제사에 자주 동원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태양신을 기리는 아즈텍 기간
(판케찰리츠틀리, 12월 7일~12월 26일)에 아마란스 씨를 이용해 신상을 만들고 희생 제사를 바쳤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들의 피가, 타피아의 말을 따르자면 그것도 어린아이의 피가 씨앗 반죽 속에 섞였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제사가 끝난 뒤에 어린이의 피와 씨앗과 꿀이 섞인 이 거대한 신상을 해체하여 모두가 나누어 먹었다는 기록이다. 무슨 흡혈귀도 아니고. 과연 사실일까?
아즈텍인들의 도덕관념이 아무리 현대와 달랐다고 할지라도 이건 조금 도를 넘은 비난 같다.
그러나 아마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아마란스의 재배는 스페인인들이 멕시코를 정복한 뒤에 전면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코르테스가 이 희생제의를 직접 봤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아마란스 씨를 뿌리는 자의 손목을 잘라 버리겠다" 고 말할 정도로 극대노했다.
아무튼 한동안 아마란스는 신대륙에서 금지된 작물이 되어버렸다. 덧붙여, 훗날 발굴된 믹틀란테쿠틀리 테라코타의 성분 검사에서 실제로 혈흔이 검출되어 아즈텍인들의 살벌한 풍습이 전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출처: Alt staple lunch: Mexicans push return of an ancient grain, PRI.org. The Encyclopedia of Healing Foods, Michael T. Murray & Joseph Pizzorno. The Aztecs: History and Treasures of an Ancient Civilization, Davide Domenici)
◆ 시체의 손가락을 잘라서 무적의 방패를 만들다
아즈텍인들은 임산부의 출산을 남자의 전투에 버금가는 위대한 투쟁이라고 여겼다.그런데 모든 임산부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전근대에서 출산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 행위였는지 알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죽음은 전쟁터에서 전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광스런 죽음으로 여겨졌다.
아즈텍에서 사망한 임산부는 나우아틀어로 치우아테테오라고 불리는 여신으로 승천한다고 여겨졌다. 죽은 임산부의 사체는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성유물이었고, 아내를 잃은 남편과 친지들은 완전 무장을 한 채 매장이 거행되기까지 약 4일간 아내의 시신을 단단히 지키고 있어야만 했다.
시체 절도단들이 시신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무장한 일군의 전사들이 달려와 죽은 여자의 시체를 흑요석 검으로 토막내서 무구로 만들어 쓸 것이었다.
가장 인기있는 부위는 왼쪽 중지손가락과 머리카락이었다.
사망한 임산부의 손가락으로 방패를 장식하면 전쟁터에서 더욱 용감하게 싸울 수 있으며 적들을 마비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이들에게 존재했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솔직히 의문스럽다.
(출처: Handbook to Life in the Aztec World, Manuel Aguilar-Moreno)
◆ 처절한 비명소리를 내는 죽음의 호각소리
섬뜩하게 생긴 이 호각은 1999년 멕시코 틀라텔롤코의 케찰코아틀 신전에서 발견된 어떤 희생자의 유골이 쥐고 있던 해골 모양 유물이었다. 당시 고고학자들은 이 유물의 용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장난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약 15년 뒤에 이 유물의 용도가 사실은 호루라기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이 호각을 불면 마치 인간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가 난다.
아즈텍인들이 무슨 용도로 이 호루라기를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적들과 싸울 때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일제히 호각을 불었다는 설도 있고,
인신 공양 제의에서 사용했다는 가설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데스 휘슬들이 다량으로 발굴된 케찰코아틀(에헤카틀) 신전의 모습을 살펴보면 의식용으로 쓰였다는
가설이 조금 더 유력한 편이다.
이 데스 휘슬의 단면도는 인간의 후두 모양과 흡사하여,
아즈텍 사제와 공학자들이 얼마나 인체의 구조에 정통하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데스 휘슬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는
바람의 신인 에헤카틀과 죽음의 신 믹틀란테쿠틀리와 연관이 되어 있는게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사실 석기시대 문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즈텍 사제들의 해부학 지식이 폄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신공양을 집행하는 사제들은 인간 해체의 달인들이었다.
가령 멕시코시티에서 실제로 발굴된 촘판틀리의 670구의 두개골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예리한 흑요석 칼날에 의해 깔끔하게 근육과 살을 발라낸 흔적이 있어
이들의 전문적인 도살 솜씨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단면이 아주 균일하고 깨끗했다는 소리이다.
데스 휘슬은 이들이 가진 노하우의 결정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The 'Death Whistle', Roberto Velázquez Cabrera, Mexicolore)
◆ 피를 뿌리면 곡식이 더욱 잘 자란다
아즈텍 인들의 믿음은 오늘 우리가 보기엔 굉장히 기괴한 구석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사람의 피를 뿌리는 땅에 뿌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땅에 인간이 피를 흡수하면 토양이 그것을 흡수하여 더욱 비옥하게 변한다고 믿었다. 진심으로.
흔히 사람들은 아즈텍 인신공양이 제단 위에서 심장을 뽑은 다음 발로 걷어차 신전 아래로 굴러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가장 대표적인 아즈텍의 인신공양 방식인 것은 확실하다. 이는 기원이 심히 미심쩍은 아즈텍 신화 속에서 태양신 우이칠로포치틀리가 사악한 누이 코욜사우키를 살해한 방식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즈텍 사람들이 그 수많은 인간 포로를 죄다 일일히 심장 적출로 처형했을 리는 없다. 물에 빠뜨려 죽이는 익사형, 불에 구워버리는 소사형, 멱따기, 참수형 등의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는데,
그 중에는 포로를 묶어놓은 다음 화살을 쏴서 죽이는 방식도 있었다.
이 방식에 의하면 포로의 심장 부분엔 하얀 원이 그려지고,
전사들이 수십발의 화살을 포로에게 연거푸 날려 고통스럽게 죽인다.
일부러 하얀 원을 빗겨서 쏘는 것이다.
희생자가 피를 많이 흘리면 흘릴수록 땅이 더욱 비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행위였다.
어린아이들은 주로 물의 신 틀랄록에게 바쳐졌는데, 멕시코는 건기와 우기가
교차하는 지역이므로 물의 신이 농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신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바람의 신인 케찰코아틀(에헤카틀) 역시 어린이 제물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테노치티틀란의 에헤카틀-케찰코아틀 신전에서 발굴된 참수된 목뼈 32구는 전부 어린이의 유해였다.
틀랄록과 에헤카틀의 제사에 바쳐지는 어린이들은 거의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참수형으로 생을 마쳤다.
희생된 어린이들은 대부분 10살 전후의 어린이였고, 출신 성분이 미천했다. 그런데 틀랄록에게 아동을 제물로 바친 이유가 참 황당했다. 틀랄록은 틀랄로크라는 이름의 난쟁이 시종을 데리고 다니는데, 이 시종의 몸집이 작으니까 마찬가지로 제물 역시 어린이여야만 한다는 논리였다. (Román Berrelleza 2010, 35)
한마디로 아즈텍 사람들은 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대규모로 유아 살해를 저지른 민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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