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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술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feat. 인류 최초의 마술사와 파라오 문헌)
    기묘한 이야기 2019. 8. 29. 16:20

    <웨스트카 파피루스(Westcar Papyrus)-기원전 이집트 쿠푸 파라오 시대의 문헌>


    인류 최초의 마술사

     

    마술의 너무나도 오래된 역사와 세계 곳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술탄생 비화들로 인해

    인류 최초의 마술사가 누구인가에 대해 명확히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웨스트카 파피루스(Westcar Papyrus) 문헌을 통해 러난 인류 최초의 마술사는

    Dedi라는, 기원전 2700년경 고대 이집트의 평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edi는 당시 파라오인 쿠푸의 밑에서 피라미 축조 시나 신전완공 시 지금으로 치면

    행사공연과 같은 의미로 인류 최초의 공식적인 마술공연을 펼친, 이른바 궁중마술사였다고 전해집니다.


      

       

    <컵과 공(Cups and Balls) 마술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기본이 되는 마술공연 중 하나이다>

     

    그는 마술공연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컵과 공(Cups and Balls)

    마술을 최초로 연출했으며(이 경우 아직까지도 많은 논쟁이 남아 있습니다, 웨스트카 파피루스에선

    그가 컵과 공 마술을 연출했다는 정확한 묘사가 다소 아쉬운 상태이며 또 다른 증거로 보였던 나일강 동안의

    소촌인 베니 하산 지역의 벽화와 당시 무덤들에서 발견된 두 사람이 컵과 공 마술을 연출하는 듯한 그림들은

    사실 빵 굽는 사람이 곰팡이를 이용해 빵을 만들고 있는 장면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거위나 오리, 황소, 악어 등을 이용한 마술들도 연출했습니다.

     

    현대의 컵과 공 마술 연출 장면

     

    Dedi는 특히 동물들을 이용한 기괴한 마술들로 유명해졌는데, 거위나 오리의

    목을 절단했다가 다시 순식간에 붙여놓는 마술이 그의 주 공연 레퍼토리였다고 합니다.

     

    조류와 같이 스위치(Switch-마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로, 보통 바꿔치기를 뜻하기도

    하지만 마술의 경우 좀 더 폭넓게 그 의미가 사용되고 있습니다)에 있어 용이한 크기의

    동물을 이용하던 Dedi는 후에 황소(Ox)의 목을 절단 후 다시 붙이는 마술도 선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기괴하고 당시로선 어떠한 주술적인 힘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술연출들을 보여주던 그에게 파라오 쿠푸는 죄인들을 이용해 사람의 목도

    절단 후 다시 붙여보라고 요청하였으나 Dedi가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영웅들의 탄생


    이렇듯 유희로서의 성격이 짙었던 마술의 역사는,

    기원후 300년대까지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이 강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400년경부터 마술의 많은 부분이 초자연적인 주술과 연계되기

    시작했고 1600년대까지 주술, 신비술 등과 연계되어 중세시대를 보내게 됩니다.

     

    1750년이 되어서야 Dedi와 같이 마술사로서 이름을 널리 남기는 인물이 태어나게 되는데,

    18세기 후반 대단한 명성을 날렸던 슈발리에 피네티(Chevalier Pinetti)가 그 주인공입니다.

     

    특히나 화려한 쇼맨십과 직접 만든 소품, 명성, 멋진 백마 네 마리가 끄는 마차가 그를 유명인사로 만들었습니다.

     

    이 이탈리아 마술사의 유명도는, 길을 지나가다 마주친 군인들이

    경의의 표시로 북을 쳤다는 데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전신인 프러시아(Prussia) 왕국의 프레더릭 대왕(Frederick the Great)>

     

    하나 재밌는 일화는, 그가 프러시아(Prussia)에 갔을 때에는

    프레더릭 대왕(Frederick the Great)조차도 그의 명성에 견줄 수 없어 이에 시샘한

    프레더릭이 24시간 내로 베를린을 떠나라고 명함과 동시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프러시아의 왕과 마술의 왕이라는 두 왕이 함께하기에는 베를린은 너무 작은 도시이다."

     

     

    한편, 카운트 에드몬드  그리시(Count Edmond de Grisy)라는 본명을 지닌

    토리니(Torini)는 마술사의 대외적인 명성까지도 높였던 피네티처럼 영리함과 순발력,

    그리고 박학함을 무기로 시대를 대표하는 마술사로 그 이름을 남깁니다.

     

    특히 토리니가 가르친 제자 로베르 우댕(Robert Houdin)은 후에

    '근대마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역사상 최고의 마술사가 됩니다.

     

    토리니는 특유의 순발력과 상황대처능력, 그리고 쇼맨십과 인간 본성에 대한

    지식을 마술쇼에 이용했으며 의사이기도 했던 그는 썩은 음식을 먹고 죽을 뻔하던

    우댕을 살려내기도 했으며 의학을 마술쇼에 이용하기도 하는 특이한 마술사였습니다.

     

    또한, 인간 본성의 공부야말로 마술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며

    특히 우댕에게 인간 본성에 대한 공부에 힘쓰게 합니다.

     

    여기 그와 관련한 아주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로마 교황 피우스 7세(Pius VII)>

     

    토리니는 어느 날 로마 교황 피우스 7세(Pius VII) 앞에서 마술을 하라는 요청을 받게 됩니다.

     

    당시 로마교황의 입지를 생각해보면 이 요청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자 그에게 온 인생 최대의 기회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토리니는 교황 앞에

    서기 바로 전날까지도 마땅한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아 바깥을 돌아다니던 중,

    어느 유명한 시계제조인의 가게에 들르게 되고 뜻하지 않은 행운이 그에게 찾아오게 됩니다.

     

    한 심부름꾼이 추기경의 시계수리가 끝났는지를 물어보러 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끝날 것이라는 시계제조인의 말에, 이틀 전 우연히

    추기경과 똑같은 시계를 천 프랑(현재 시세로 약 100여만 원)에 파는 것을

    기억한 토리니의 머릿속을 근사한 계획 하나가 스쳐 지나갑니다.

     

     

         

    <18세기 무렵 브레게(Breguet)사의 포켓워치>

     

    토리니는 시계제조인에게 추기경이 수리를 맡긴 시계에 대해 물었고,

    브레게(Breguet)사의 1만 프랑도 넘는 시계라는 자랑을 듣게 됩니다.

     

    바로 가게를 나와 천 프랑을 지급하고 똑같은 시계를 구매한 토리니는 시계제조인에게

    추기경 문장을 새겨 추기경의 시계와 똑같은 시계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원래의 추기경 시계와 나란히 놓아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완벽한

    모사품을 준비한 토리니는 다음날 교황이 있는 궁전으로 향합니다.

     

    당대 최고의 귀빈들이 토리니를 맞았으며 이때의 상황은 헨리 리질리 에번스(Henry Ridgely Evans)가 

    '마술사와 마술의 역사(History of Conjuring and Magic)'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교황 피우스 7세와 추기경>

     

    교황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있고, 그 옆에 반짝이는 심홍색 의상을 입은 추기경들이 있었다.

     

    몇 가지 마술을 보여준 후 공연은 클라이맥스로 향했고, 토리니에게 있어선

    추기경에게 직접 시계를 달라고 말하지 않고도 시계를 얻어내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운 토리니는 여러 사람에게 시계를 달라고 했다가

    자신의 마술에 별로 적합하지 않다며 돌려주고는,

     

    "눈에 띄는 시계가 필요합니다, 알이 좀 큰 시계면 좋겠는데요"라고 말했다.

     

    "....추기경님추기경님의 시계를 저에게 잠시 빌려주시겠습니까?"

     

    한참을 둘러보다 말한 토리니의 부탁에 추기경은 분위기상

    마지못해 자신의 귀한 브레게사의 시계를 건네주게 되었다.

     

    시계를 받은 토리니는 곧이어 시계를 바닥에 떨어뜨렸고,

    모든 사람이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일동 얼어붙어 버렸다.

     

    추기경은 창백해진 얼굴로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화를 내기 시작했다.

     

    "선생! 장난이 너무 심하시군요!"

     

    "진정하세요, 시계엔 흠 하나 내지 않고 돌려 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추기경에게 깨진 시계를 건넨 토리니는 추기경에게 물었다.

     

    "이 시계 추기경님 시계 맞으시죠?"

     

    시계 안쪽에 새겨 있는 문장을 유심히 살펴본 추기경은 말했다.

     

    "네, 제 시계입니다"

     

    "확실한가요?"

     

    "확실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군요!"

     

    "곧 알게 되실 겁니다"

     

    화가 난 추기경을 진정시키는가 싶던 토리니는 조수에게 놋쇠 분쇄기와 절구를

    가져오게 하더니, 시계를 그 안에 넣고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거기다 불까지 붙여, 연기 후에 남은 시계의 형체는 오로지 테두리뿐이었다.

     

    이 연출에 자리에 앉아 있던 교황 피우스 7세까지도 가까이 와 테두리만 남은

    시계를 추기경과 좌중들과 함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토리니는 교황의 주머니에 자신이 준비한 똑같은 시계를 넣었다.

     

    그리고 곧바로 타버린 시계 테두리를 들어 천천히 교황의 주머니에 넣는 연기를 했다.

     

    이윽고 주머니를 확인해 보라는 토리니의 말에 교황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흠집 하나 생기지 않은 추기경의 시계를 꺼냈고, 이 마술로 로마 전체가 떠들썩해졌다.

     

    그리고 토리니의 마술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좌: '근대 마술의 아버지' 로베르 우댕(Robert Houdin) / 우: '탈출왕' 해리 후디니(Harry Houdin>

     

     

    피네티와 토리니 이후 '근대 마술의 아버지' 로베르 우댕'수갑 마술의 왕' 탈출왕 해리 후디니,

    '후디니를 속인 마술사' 더블 리프트(Double Lift-카마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의 다이 버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그 명목을 이어갔으며,

    현재 '길거리 마술'의 전체적인 수준을 두 차원 높이며 일류마술사의 명목을 유지해가는

    데이비드 블레인과 크리스 앤젤쎄로와 같은 마술사들이 마술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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